하루키식 글쓰기 연습-이쁜 거위, 똑똑한 초파리

 고등학생 때 보신탕을 처음 먹어보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전에 개고기를 야만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고, 그냥 딱히 기회가 없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살게 된 이후로 친구를 따라서 처음 접해 봤던가... 아마 그럴 것이다. 별로 중요한 얘기는 아니지만(궁시렁 궁시렁).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었지만서도 나름 잘 맛있게 잘 먹었다. 복날에 깨를 듬뿍 넣어서 넣으면 몸에 열도 오르고, 이열치열이란게 이런 거구나 하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었다. 그러고 서울로 대학을 와서는 잘 먹지 못했던 것 같다. 대학가나 먹자골목에 보신탕 집이 있는 것을 본 기억조차 없다. 아무래도 지역의 평균 연령에 따라서 보신탕 집이 있거나 말거나 할 것이다... 이것도 별로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군(투덜투덜).

 중요한 이야기는 현재 식용 개 사육을 금지하자는 여론이 법안으로까지 확대되려고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행동에 제약이 걸린다는 점에서 참 안타까운 일이다. 먹고 싶은 사람은 먹고, 안 먹고 싶은 사람은 안 먹으면 되는데, 굳이 법안까지 마련해가면서 먹고 싶은 사람까지 못 먹게 해야 할까 싶다. '개'라는 존재는 애완동물에서 요즘은 '반려견'이라는 위치까지 자리잡았다. 개를 끔찍이 아끼는 사람이라면 사람들이 개를 함부로 다루는 모습을 보기 싫을 것이다. 말하자면 나도 초파리를 애완 동물로 키우고 있는데, 사람들이 함부로 파리를 잡는 모습을 보면...이건 여기서 그만 하도록 하자.

 개는 귀엽게 생겼다. 그에 비해 거위나 소, 돼지는 막 집에서 키울 정도로 귀엽거나 똑똑하진 않은 것 같기도 하고... 식용 개 금지 법안은 생명 존중 사상으로 포장된 외모지상주의 혹은 사대주의 정도가 아닐까? 외국에서 비난하는 모습을 보다 보니 '그래 저렇게까지 욕해가는데 굳이 먹을 필요 없지' 하는 식으로 '그렇다면 금지!'를 외치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복날인지라 보신탕에 대한 기사가 보여 체크해 두었다. 그런데 오늘 그러면 뭘 챙겨 먹을까 생각해보면 '보신탕' 생각은 전혀 나지 않는다. 유튜브에서 봐 온 재밌는 개, 고양이 영상이 오버랩 되며 '개를 어떻게 먹을 수가 있어!'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이다. 이런 식으로 다들 '식용 개 사육 반대론자'들이 된다... 라는 게 이 글의 결론이다. 약간 어물쩡 넘어가는 감도 없지 않아 있지만...

 만약 학식으로 보신탕이 나온다면 난리 나겠죠? 복날에는 특식 삼계탕 메뉴밖에 보지 못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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