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식 글쓰기 연습-한 입만 먹을 걸

 역시 밖에서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어렵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알아온 친구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고생했던 동료건 상관 없이 힘들다. 요즘 특히나 버겁게 느껴지는 것은 역시나 날씨 탓이려나? 밖에서 자유롭게 산책하며 만나는 것이 아니라 비를 피해서 실내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기에 자꾸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것인지도. 물론 전혀 이야기를 할 필요 없이 그냥 만나서 하이파이브 한번 하고는 바로 게임을 하러 피시방으로 들어가는 친구들은 여전히 편하다.

 오늘 만났던 친구는 역시나 카페에서 보게 되었다. 후두둑, 까지는 아닐지라도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도시락을 먹은 상태였고 친구는 빈속인지라 도시락과 함께 받은 빵을 건네주려고 했다. 친구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기색이라 그만 두었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아무래도 빈속인 친구가 걱정이 되어 빵을 건네 주었다. 친구는 곧장 포장 비닐을 뜯더니 우걱우걱 먹기 시작했다. 이빨 요정이 이빨을 탐하듯 맛있게 먹는 친구의 모습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도시락이 어느 정도 소화되어 약간은 출출한 느낌이 드는 지금, 저녁으로 먹었던 고급 도시락보다 친구가 우걱우걱 먹던 빵이 더 생각이 날 정도이다.

아아, 역시 한 입만 달라해볼 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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