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남학생의 궁핍한 홍콩 여행-14일차의 딤딤섬(2)
하이킹을 끝내고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하다 룸메를 비롯한 한국인
교환학생 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언어 연수를 위해 외국 유학을 갔다가 현지에 있는 한국인들과 어울리며
지내서 영어는 잘 늘지도 않고 돌아왔다는 사람들의 사례를 많이 들었고, 들을 때마다 비웃었다. 뭐 거기까지 가서 한국인들이랑
지내나 싶었는데 막상 외국에서 생활을 하게 되니 왜 한국인들을 찾게 되는지 이해가 간다. 냉정하게 판단하건대, 나의 영어 실력은
이게 끝일 것이다. 더 이상 발전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고 외국인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조금 더디지만 그렇게 큰 문제는 없이 할
수는 있다. 그래도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상대는 역시 한국인 뿐인 것 같다. 마음 놓고 홍콩 현지 음식이 맛없다고 욕할 수 있는
것도 김치가 그립다고 하소연할 수 있는 것도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해야 마음이 편하다.
저녁을 먹기 위해 모인 친구들 모두 현지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기에 메뉴를 정하는 일은 늘 꽤나 더디게 진행된다. 현지 음식을 제외하면 대부분 가격이 1.5배는 뛴다. 현지 음식과 비슷한 가격에 외국 음식을 제공하는 곳은 그 질이 차라리 현지 음식을 먹는 것이 나은 정도이다. 대충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취향보다는 지갑 사정이구나 싶어 싼 가격에 현지 음식을(...) 제공하는 홍콩의 프랜차이즈 식당 딤딤섬에 가게 되었다.
딤섬은 사실 크기도 조그마한게 가격은 나간다. 쬐끄만한 것이 네 개 들어있는 접시가 한국돈으로 3500원 정도 하니 한 알에 8~900원 정도 하는 셈이다. 근데 또 울며 겨자 먹기로 조금 시켜서 먹고 있으려다 보면 배가 차오른다. 조그마해서 천천히 먹게 되어 배가 차오르는 건지, 정말 속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인 건지 그냥 기름져서 더부룩한 것인지는 아직까지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맛도 있고 배가 빨리 불러서 나로서는 가성비가 좋다고 여겨진다. 늘 먹는 것은 새우가 들어가는 딤섬들인데 사실 맛은 거기서 거기다. 두 개가 있는데 그 외의 메뉴들에 도전하고 싶지는 않았다. 저녁이기에 또 딤섬만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개인 메뉴도 하나씩 주문하였는데, 같이 간 여학생이 영 현지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은 모양인지 절반 정도를 남겼다. 역시 취향보다는 지갑 사정이기에 냉큼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곤 배를 채울 수 있었다. 외식을 하면서도 1인당 50HKD에 그친 것은 거진 역사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밥을 먹으면서 나에게 음식을 양도해 주었던 여학우의 이야기를 들었다. 나와 내 룸메보다는 현지에서 좀 더 유흥을 찾아서 살고 있는 친구였다. 새벽 네 시 즈음에 택시를 타고 들어오다가 자기 룸메이트가 다른 친구들을 만나며 노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얘가 새벽 네 시까지 밖에서 하는 일이 있는 것에 먼저 충격을 받았다. 도대체 뭘 하고 놀면 네 시에 들어올 수 있는 건지 아직까지도 미스테리다.
가난한 남학생이 놀기에는 홍콩 클럽은 너무 비싸다. 차마 가보지도 못하고 기껏해야 여행 책자에서 읽은 사실이지만서도 홍콩 클럽은 기본 입장료가 심하다. 한화로 5만원은 기본으로 훌쩍 뛰어넘는 듯 하는데, 아직까지는 한 번에 5만원 이상 되는 돈을 지출할 용의가 없다. 여자들은 수요일 혹은 목요일 마다 ladies' day라고 하여 무료로 입장을 하게 해준다는 것 같은데 guy's day가 있어 남자들이 무료로 입장하는 날이 있을리가 만무하다. 어쩌면 소득 수준이 높은 홍콩에서 더더욱 상위 클래스에서 노는 남자들을 들여오려면 높은 입장료가 기본이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약간은 억울하기도 하다. 이렇게 쉽게 물갈이 되어버리는 것인가 싶어서 자괴감도 들고.
여튼 여학생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충격적인 것들이 많았다. 정말 방탕하게 살고 있는 학생들이 많구나 싶었다. 나쁘게 보는 것은 아니다. 단지 돈이 아까워서라도 나는 그렇게는 못살겠다. 어제 만났던 인도인 친구가 홍콩으로 대학을 결심한 이유도, 농담일 수도 있겠지만, '란콰이펑'이라는 영화를 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무려 3편까지 만들어진 영화라는데 홍콩의 밤문화를 여실하게 보여주었고 그 어린 친구는 홀딱 반해서 홍콩으로 유학을 왔다는 것이다. 나는 중경삼림을 보면서 홍콩의 거리가 굉장히 느낌이 있구나, 뭔가 재즈풍의 자체 배경음악이 흘러나올 것 같다 하는 생각을 했지만 막상 와보니 너저분하고 지저분하고 디테일이 없어 보이기만 한다. 관점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다만, 어떻게 하면 다시금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저녁을 먹기 위해 모인 친구들 모두 현지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기에 메뉴를 정하는 일은 늘 꽤나 더디게 진행된다. 현지 음식을 제외하면 대부분 가격이 1.5배는 뛴다. 현지 음식과 비슷한 가격에 외국 음식을 제공하는 곳은 그 질이 차라리 현지 음식을 먹는 것이 나은 정도이다. 대충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취향보다는 지갑 사정이구나 싶어 싼 가격에 현지 음식을(...) 제공하는 홍콩의 프랜차이즈 식당 딤딤섬에 가게 되었다.
딤섬은 사실 크기도 조그마한게 가격은 나간다. 쬐끄만한 것이 네 개 들어있는 접시가 한국돈으로 3500원 정도 하니 한 알에 8~900원 정도 하는 셈이다. 근데 또 울며 겨자 먹기로 조금 시켜서 먹고 있으려다 보면 배가 차오른다. 조그마해서 천천히 먹게 되어 배가 차오르는 건지, 정말 속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인 건지 그냥 기름져서 더부룩한 것인지는 아직까지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맛도 있고 배가 빨리 불러서 나로서는 가성비가 좋다고 여겨진다. 늘 먹는 것은 새우가 들어가는 딤섬들인데 사실 맛은 거기서 거기다. 두 개가 있는데 그 외의 메뉴들에 도전하고 싶지는 않았다. 저녁이기에 또 딤섬만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개인 메뉴도 하나씩 주문하였는데, 같이 간 여학생이 영 현지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은 모양인지 절반 정도를 남겼다. 역시 취향보다는 지갑 사정이기에 냉큼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곤 배를 채울 수 있었다. 외식을 하면서도 1인당 50HKD에 그친 것은 거진 역사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밥을 먹으면서 나에게 음식을 양도해 주었던 여학우의 이야기를 들었다. 나와 내 룸메보다는 현지에서 좀 더 유흥을 찾아서 살고 있는 친구였다. 새벽 네 시 즈음에 택시를 타고 들어오다가 자기 룸메이트가 다른 친구들을 만나며 노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얘가 새벽 네 시까지 밖에서 하는 일이 있는 것에 먼저 충격을 받았다. 도대체 뭘 하고 놀면 네 시에 들어올 수 있는 건지 아직까지도 미스테리다.
가난한 남학생이 놀기에는 홍콩 클럽은 너무 비싸다. 차마 가보지도 못하고 기껏해야 여행 책자에서 읽은 사실이지만서도 홍콩 클럽은 기본 입장료가 심하다. 한화로 5만원은 기본으로 훌쩍 뛰어넘는 듯 하는데, 아직까지는 한 번에 5만원 이상 되는 돈을 지출할 용의가 없다. 여자들은 수요일 혹은 목요일 마다 ladies' day라고 하여 무료로 입장을 하게 해준다는 것 같은데 guy's day가 있어 남자들이 무료로 입장하는 날이 있을리가 만무하다. 어쩌면 소득 수준이 높은 홍콩에서 더더욱 상위 클래스에서 노는 남자들을 들여오려면 높은 입장료가 기본이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약간은 억울하기도 하다. 이렇게 쉽게 물갈이 되어버리는 것인가 싶어서 자괴감도 들고.
여튼 여학생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충격적인 것들이 많았다. 정말 방탕하게 살고 있는 학생들이 많구나 싶었다. 나쁘게 보는 것은 아니다. 단지 돈이 아까워서라도 나는 그렇게는 못살겠다. 어제 만났던 인도인 친구가 홍콩으로 대학을 결심한 이유도, 농담일 수도 있겠지만, '란콰이펑'이라는 영화를 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무려 3편까지 만들어진 영화라는데 홍콩의 밤문화를 여실하게 보여주었고 그 어린 친구는 홀딱 반해서 홍콩으로 유학을 왔다는 것이다. 나는 중경삼림을 보면서 홍콩의 거리가 굉장히 느낌이 있구나, 뭔가 재즈풍의 자체 배경음악이 흘러나올 것 같다 하는 생각을 했지만 막상 와보니 너저분하고 지저분하고 디테일이 없어 보이기만 한다. 관점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다만, 어떻게 하면 다시금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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