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남학생의 궁핍한 홍콩여행-14일차의 성문저수지(1)
홍콩에 온 지 2주가 되어가도록 제대로 된 운동을 하지 않고 있다.
기숙사에서 수영을 하고는 있다만 몸이 아직 물에 적응을 하지 못한 터라 몇 바퀴 돌지 않아 지쳐버리고 만다. 그래서 현지 친구와
함께 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주말 동안에 수면 패턴도 망가져 버렸고 오늘도 역시나 열시 반이 되어서야 기상할 수 있었다.
결국 열두 시에 친구를 만나 쨍쨍 내리쬐는 햇볕과 한창 달궈지고 있는 지열 앞에서 하이킹은 포기하게 되었고, 대신에 가려고 했던
산 자락의 커다란 호수, '성문 저수지'를 돌기로 했다.
성문 저수지는 오늘 가서 보니 댐으로 물줄기를 막아놓은 곳이었다. 원래 사람들이 사는 곳도 있었을 텐데 댐으로 만들어 버린 것인지, 어떤 것인지 감이 잘 오지 않았지만 댐의 밑으로 조금만 내려가도 커다란 빌딩들이 즐비한 것으로 보아서는 필시 마을을 수몰시키고 댐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냥 하이킹이라면 더운 날에 굳이 가지 않았을 테지만, 홍콩의 외곽까지 빠져 나가면서까지 (그래봤자 30분 정도 걸린다) 이 곳에 온 이유가 있었다. 이곳은 야생원숭이가 살기 때문이다. 살면서 원숭이를 마지막으로 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동물원에 가야만 있는 존재이니까 마지막으로 동물원에 간 날에 봤읉 텐데, 동물원을 내가 간 적은 있었던가??
기대를 안고 찾아간 것에 걸맞게 성문 저수지의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원숭이가 나를 반겨주었다. 기가 막혀서 사진을 찍는 나를 보며 현지 친구는 그렇게 한마리 한마리 다 찍으면 못 움직일 거라면서 걸음을 재촉했다. 야생원숭이가 얼마나 신기한 존재인지 잘 모르는 모양이다.
하이킹을 할 수가 없을 듯하여 선택한 저수지 트래킹이었지만, 거의 세 시간 정도 걸렸다. 중간 중간 언덕길 정도의 경사만 있는 길이었는데도 세 시간을 걸으려니 진이 빠졌다. 하지만 본 게 정말 많았다. 원숭이보다 더 오래동안 보지 못했던 도마뱀도 한 마리 보았고, 심지어는 조그마한 실뱀까지 관찰할 수 있었다. 저수지에는 자라들이 헤엄치고 있었고 길 한 가운데에 커다랗게 누여진 똥의 주인을 물으니 야생 소? 가 산다고 한다. 소가 야생으로 존재하는지는 처음 알았지만 아마도 멧돼지를 말한게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매체를 통해 접하는 코끼리 똥만큼 큰 것을 보면 소정도는 되어야 눌 것 같기도 하다. 사실 홍콩 공기는 거의 베이징만큼이나 좋지 않다. 특히나 란콰이펑이 있는 센트럴 쪽에서 낮에 쇼핑을 하고 바닷가로 나갔다가 뿌연 하늘에 질색했던 경험이 있다. 산에서 나는 물들도 더럽다며 마시지 못하게 하고, 소 똥 때문인지는 몰라도 산길에서도 피톤치드향 같은 것은 기대도 할 수 없이 그렇게 좋지 만은 않은 냄새가 가득하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종들이 살아가는구나 싶었다. 한국 산은 그래도 홍콩에 비하면 맑고 깨끗한 편인데, 동네 산에서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나무 풀떼기들, 곤충들 뿐이니...
하지만 원숭이들이 그렇게 상냥한 편은 아니다. 애기 원숭이들을 보면 온화해보이고 귀엽지만, 성인 원숭이들은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저수지 시작부터 원숭이들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안내문이 있어 읽어보니 이놈들이 인간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져서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니 이런 애들이 골치를 끼치면 어떻게 끼친다는 건지, 사람이 그냥 징그러워서 피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했지만 저수지 트래킹이 끝날 때 즈음에 기가 막힌 광경을 보게 되었다. 여학생 세 명 정도가 피크닉을 가는지 종이 가방을 들고 우리 맞은 편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런갑다 하고 지나가는데 옆에서 원숭이 한 마리가 위협적으로 나무에서 내려오더니 여학생이 들고가는 종이가방을 낚아채려는 시도를 하였다. 휙 낚아채는 것도 아니고 "이거 내놔!"하는 식으로 떼를 쓰듯이 종이 가방을 붙잡다가 여학생의 반발이 만만치 않자 포기하고 놓아주댔다. 원숭이가 괘씸하여 쫓으려고 다가가서 손짓을 해보았지만 이놈이 도망가지는 않고 나를 보며 이를 벌리고 위협을 해왔다. 이게 날 우습게 보나 울화가 치밀었지만 원숭이가 할퀴는 것이 두려워 선심을 쓰듯이 돌아섰다. 나중에 할퀴는 것을 방지하도록 팔다리에 단단한 보호장치를 하게 된다면 달려드는 원숭이를 걷어차는 상상을 절로 할 수 밖에 없었다.
성문 저수지는 오늘 가서 보니 댐으로 물줄기를 막아놓은 곳이었다. 원래 사람들이 사는 곳도 있었을 텐데 댐으로 만들어 버린 것인지, 어떤 것인지 감이 잘 오지 않았지만 댐의 밑으로 조금만 내려가도 커다란 빌딩들이 즐비한 것으로 보아서는 필시 마을을 수몰시키고 댐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냥 하이킹이라면 더운 날에 굳이 가지 않았을 테지만, 홍콩의 외곽까지 빠져 나가면서까지 (그래봤자 30분 정도 걸린다) 이 곳에 온 이유가 있었다. 이곳은 야생원숭이가 살기 때문이다. 살면서 원숭이를 마지막으로 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동물원에 가야만 있는 존재이니까 마지막으로 동물원에 간 날에 봤읉 텐데, 동물원을 내가 간 적은 있었던가??
기대를 안고 찾아간 것에 걸맞게 성문 저수지의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원숭이가 나를 반겨주었다. 기가 막혀서 사진을 찍는 나를 보며 현지 친구는 그렇게 한마리 한마리 다 찍으면 못 움직일 거라면서 걸음을 재촉했다. 야생원숭이가 얼마나 신기한 존재인지 잘 모르는 모양이다.
하이킹을 할 수가 없을 듯하여 선택한 저수지 트래킹이었지만, 거의 세 시간 정도 걸렸다. 중간 중간 언덕길 정도의 경사만 있는 길이었는데도 세 시간을 걸으려니 진이 빠졌다. 하지만 본 게 정말 많았다. 원숭이보다 더 오래동안 보지 못했던 도마뱀도 한 마리 보았고, 심지어는 조그마한 실뱀까지 관찰할 수 있었다. 저수지에는 자라들이 헤엄치고 있었고 길 한 가운데에 커다랗게 누여진 똥의 주인을 물으니 야생 소? 가 산다고 한다. 소가 야생으로 존재하는지는 처음 알았지만 아마도 멧돼지를 말한게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매체를 통해 접하는 코끼리 똥만큼 큰 것을 보면 소정도는 되어야 눌 것 같기도 하다. 사실 홍콩 공기는 거의 베이징만큼이나 좋지 않다. 특히나 란콰이펑이 있는 센트럴 쪽에서 낮에 쇼핑을 하고 바닷가로 나갔다가 뿌연 하늘에 질색했던 경험이 있다. 산에서 나는 물들도 더럽다며 마시지 못하게 하고, 소 똥 때문인지는 몰라도 산길에서도 피톤치드향 같은 것은 기대도 할 수 없이 그렇게 좋지 만은 않은 냄새가 가득하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종들이 살아가는구나 싶었다. 한국 산은 그래도 홍콩에 비하면 맑고 깨끗한 편인데, 동네 산에서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나무 풀떼기들, 곤충들 뿐이니...
하지만 원숭이들이 그렇게 상냥한 편은 아니다. 애기 원숭이들을 보면 온화해보이고 귀엽지만, 성인 원숭이들은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저수지 시작부터 원숭이들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안내문이 있어 읽어보니 이놈들이 인간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져서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니 이런 애들이 골치를 끼치면 어떻게 끼친다는 건지, 사람이 그냥 징그러워서 피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했지만 저수지 트래킹이 끝날 때 즈음에 기가 막힌 광경을 보게 되었다. 여학생 세 명 정도가 피크닉을 가는지 종이 가방을 들고 우리 맞은 편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런갑다 하고 지나가는데 옆에서 원숭이 한 마리가 위협적으로 나무에서 내려오더니 여학생이 들고가는 종이가방을 낚아채려는 시도를 하였다. 휙 낚아채는 것도 아니고 "이거 내놔!"하는 식으로 떼를 쓰듯이 종이 가방을 붙잡다가 여학생의 반발이 만만치 않자 포기하고 놓아주댔다. 원숭이가 괘씸하여 쫓으려고 다가가서 손짓을 해보았지만 이놈이 도망가지는 않고 나를 보며 이를 벌리고 위협을 해왔다. 이게 날 우습게 보나 울화가 치밀었지만 원숭이가 할퀴는 것이 두려워 선심을 쓰듯이 돌아섰다. 나중에 할퀴는 것을 방지하도록 팔다리에 단단한 보호장치를 하게 된다면 달려드는 원숭이를 걷어차는 상상을 절로 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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