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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남학생의 궁핍한 홍콩여행-79일차의 중국 비자 신청 실패

친구들과 상하이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 한 명은 베이징에서 공부 중인지라 중국 비자가 필요 없고, 한 명은 서울에서 공부 중이지만 여행사를 통해 비자를 발급받기로 해서 별다른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홍콩에서 중국행 비자를 신청하는 경험을 오롯이 홀로 겪어야 했다. 여러 블로그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이곳 에서 기본적인 정보들을 얻었다. 몇 가지 추가해야 하는 사항들이 있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글로 남기게 되었다. 1. 여권, 홍콩비자 사본이 필요하다  필요한 것은 숙박 예약 증명서, 비행기 표 예매 증명서, 여권사진 뿐만이 아니었다. 비자 신청을 하는 3층(그렇다 3층이었다!)에 도착하게 되면 아저씨들이 번호표 기계 앞에서 서 있는데 거기서 'Can I get the form?'을 말하면 서류가 주어진다. 그것을 받는 것과 동시에 여권과 비자 사본이 필요하다고 아저씨들이 말을 한다. 처음 듣는 소식이라 놀랐지만, 그럴 필요 없다. 주변에 복사기가 있기 때문이다. 복사는 한 장에 2 HKD 로 이런 폭리가 없다. 나쁜 샛기들... 동전이 없는 경우를 대비하여 동전을 바꿔주는 아주머니도 존재한다. 기계로 대체하지 않고 사람이 직접 동전을 바꿔주는 이유는 복지 차원인지 뭔지 잘 모르겠다. 여튼 복사는 밖에서 미리 해오는 것을 추천한다. 2. 숙박 예약 증명서는 필수이다.  현지인의 초청이라고 하면 될지도 모르겠다만 나같은 경우에는 현지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 short term 인지, long term인지 물어보기에 short term 이라고 했다가 그 경우에는 남을 초청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면서 숙박을 예약하라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long term 이라고 했을 때의 결과는 모르지만, 녹록지는 않을 것 같다. 3.Form 에 붙일 여권 사진은 6개월 이내여야 한다.  사실 비자 발급이나 하는 일개 공무원 주제에 6개월 이내인지 어떤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으면서도 굉장히 깐깐하게 군다....

가난한 남학생의 궁핍한 홍콩여행-31일차의 오션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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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에는 오션파크를 갔다왔다. 나는 뭘 하는 곳인지 몰랐다. 할로윈 파티를 한다기에 아 그래 9월 말이면 할로윈이지 하는 생각으로, 인터넷에 할인가도 있다기에 아 그래 300달러 정도면 괜찮은 거겠지 하는 마음으로 표를 사서 가게 된 것이다. 근데 왜 할로윈은 10월 말인데도 9월 말부터 할로윈이라고 홍보를 해서 사람을 헷갈리게 만들고 뭔놈의 놀이동산 입장료가 5만원이나 하는지 모르겠다. 하긴 원래부터 이런 것들을 다 알고 있었다면 영영 오션파크는 구경도 못했을테다.  하 근데 할로윈 파티랍시고 해놓은 것들이 너무 무서웠다. 처음에 뭣도 모르고 들어간 곳이 하필이면 귀신의집이었다. 영어로는 Hunter House라고 하는데 이게 귀신의 집인지 아니면 놀이기구같은 건지 알길이 없었다. 나는 대낮부터, 또 이렇게 입구부터 있는 것이 귀신의 집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어서 엉겁결에 들어갔다가 혼쭐이 났다. 사실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근데 정말 아무것도 없어서 아무것도 안보인다. 요만한 빛조차도 없어서 아무리 암적응을 하겠다고 한쪽눈을 손바닥으로 가리고 뭘 해도 아무 것도 안보인다. 어둠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가 나를 옥죄어 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후다닥 달려나왔다.  오션파크는 정말 넓었다. 세 네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다른 구역으로 가려면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을 해야 했다. 그리고 이렇게 넓어서 그런지 줄을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보통 낮에 놀이기구를 타고 밤에 귀신의 집을 가는 경향이 있어서 낮에 귀신의 집을 가고 밤에 놀이기구를 타게 되면 시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다. 그래도 그렇지 하루종일 놀이기구를 얼마나 많이 탔는가 밤이 되자 몸이 너무 뻐근했다. 소리를 또 원체 많이 질러서 목도 아팠다. 옛날에는 놀이기구에서도 그냥 무덤덤하게 있는 것이 재밌었는데 요즘에는 있는대로 소리질러 가면서 타는 것이 더 재밌는 것 같다.   모든 ...

가난한 남학생의 궁핍한 홍콩 여행 36일차의 중추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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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이지만 쉬지 않는다. 홍콩은 특이하게도 공휴일 다음날을 자꾸 쉬려고 한다. 오늘이 본 추석날이지만서도 내일을 휴일로 정한 것은 분명히 변태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뜻일 게다. 그래도 다행히 추석 저녁은 또 중히 여기는지, 오후 6시 이후에 있는 수업은 휴강이 되었다. Mid-autumn festival을 하는 코즈웨이베이로 구경을 가기로 했다.  코즈웨이베이에서는 홍콩의 중추절마다 특이한 행사를 한다고 했다. 긴 행렬이 호랑이 탈을 쓰고 춤을 추는 그런 행사라고 하는데 약간 뮬란에서 봤던 호랑이 탈 행렬을 떠올리게 한다. 오후 여덟시 반부터 열 시까지 진행이 된다고 했지만 어디서 하는지 알길이 없었다. 그래서 일단 빅토리아 파크에서 열리는 연등 축제를 구경가보기로 했다. 한국에서 청계천에 연등을 설치해 놓고 축제를 하듯이 여기서도 넓은 빅토리아 파크를 연등으로 가득채웠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버스가 막힐 것을 대비하여 조금은 이른 시각인 일곱시 십분에 버스를 타러 나갔지만 의외로 전혀 막히지 않고 십 분 만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한국만큼 이쁘지가 않았다. 웬 희한한 동물 모양 연등을 자꾸 설치해 놓은 품이 옷에 그려져 있는 이모티콘을 연상시켰다. 동물 모형을 만드는 것은 좋지만 그것을 연등으로 만들었을 때, 모서리마다 각이지고 여기저기 누덕누덕 기운 듯한 인상을 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몇 년 째 연등 축제를 진행하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공연도 여러개 진행되고 있었는데 오케스트라 공연도 있었다. 웅장한 모습을 기대하며 여덟시가 되기를 기다렸고 드디어 오케스트라가 시작되는갑다 하는데 웬 진행요원들만 자꾸 무대로 들어왔다. 단체 티셔츠에 청바지 따위를 입은 사람들이 악기를 들고 들어오길래 아 비가 와서 악기 세팅을 지금 하는갑다 하는데 그 길로 자리에 앉아 음악 연주를 시작했다. 오케스트라가 서양식이 아니라 그냥 순 홍콩 전통 악기들로만...

가난한 남학생의 궁핍한 홍콩 여행-24일차의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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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친구와 함께 영화관에 갔다 왔다. 재밌게 봤던 킹스맨의 뒤를 이어 킹스맨2가 개봉한다기에 교환학생 왔던 첫 주부터 손 꼽아 기다리던 일정이었다.   홍콩의 영화 가격이 비싸다고 친구가 말해주었다. 웬만해서는 100HKD 언저리 한다고 했다만, 최근에 룸메이트가 영화관 앱(홍콩은 영화관을 통합해놓은 앱이 존재한다!)을 받아서 확인해 보니 가격 차별이 충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어떤 날은 50달러로도 영화를 볼 수 있는가 하면 가장 비싼 영화는 150달러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룸메 는 28달러에 영화를 상영한다기에 학교에서 45분 떨어진 곳에 있는 영화관에서 '택시운전사'를 보고 온다고 했다. 가격폭이 워낙 널뛰다 보니 80달러가 넘어가는 영화는 바가지를 쓰는 느낌이라 앞으로는 영화관에 자주 갈 것 같지 않다. 토르가 나온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지겠지만...  내가 갔던 곳은 가격이 싼 축에 속하는 영화관이었다. 몽콕에 있는 뉴포트 서킷이라는 곳인데, 밖에서 봤을 때는 정말 동네 영화관이구나 싶었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그래도 멀쩡한 영화관 같은 느낌이 났다. 팝콘도 팔고, (우리나라에서 작은 사이즈가 40달러, 약 6000원으로 판매되고 있으니 비싼 편이다) 에스컬레이터도 있었다.   허름한 영화관도 그럭저럭 괜찮다 생각하며 넘어갔는데 문제는 영화였다. 처음부터 내가 트랜스포머를 보고 있는 것인가 생각될 정도로 근본이 없는 장면들이 나왔는데 문제는 끝까지 근본없는 영화였다는 사실이다. 트랜스포머는 외계에서 온 생명체라는 컨셉이라도 되는데 이 영화는 악당 한 명이 열댓명 되는 부하들과 손수 제작한 것인지 웬 로봇들을 데리고 세계를 자신이 만든 약으로 오염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무기로 활용하는 로봇 들은 트랜스포머 뺨도 칠 기세인지라 도대체 무슨 능력으로 저런 것들을 준비했는지도 잘 와닿지 않고 또 준비할 거면 좀 대량으로 생산해 놓지 정말 딱 세 대 만들어 놓았...

가난한 남학생의 궁핍한 홍콩 여행-19일차의 몽콕 신발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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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지막히 일어나서는 한참동안 정신을 찾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고는 신발 쇼핑을 하러 몽콕으로 향했다. 다음 주부터 풋살 수업을 듣게 되는데 운동화 하나와 캔버스화 하나로 일상생활에 축구까지 영위할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사실 내가 물건을 잘 못 사는 편이다. 정말 확 마음에 드는 물건이 아니면 쉽게 사지 못하고 아직 내가 덜 필요한갑다 생각하면서 자리를 뜬다. 몽콕의 신발 매장은 짝퉁은 없다고들 헸지만 워낙 종류가 다양해서 내 마음에 확 닿는 것도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아무것도 사지 못하였다. 가격도 그렇게 저렴한 건지 잘 모르겠고, 무엇보다도 내가 풋살화를 찾는 것인지 일상화를 찾는 것인지 둘 다 같이 할 수 있는 신발을 찾는 것인지 명확하지가 않았다. 한 번 수업을 들어봐아 내가 무엇이 필요한지 제대로 알 수 있을 듯 하다.  내 두 번째 몽콕 방문이었는데 신발 매장은 처음이었다. 역시 시장이 크긴 하여 아무것도 사지 못해도 구경할 맛은 났다. 거리의 양쪽으로 신발 매장만 가득한데 그런 거리가 네 블럭 정도는 있었고 쇼핑을 하려는 사람들로 길거리가 바글바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에 드는 신발을 찾지 못한 것은 내가 까다롭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 브랜드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가게들을 제외한다면 다른 가게들은 모두 다양한 종류의 브랜드를 다룬다. 그리고 그런 가게들만 제품에 할인을 적용해서 판매를 하고 있다. 그런데 할인을 적용하는 품목들이 그렇게 다양하지가 않다. 말하자면 그 수많은 점포들에서 볼 수 있는 신발들은 모두 나이키, 아디다스, 로또, 퓨마 , 리복 이렇게 다섯가지 정도로 유사하다는 것이다. 결국 제대로 된 마음에 드는 제품을 사기 위해서는 브랜드 자체 점포를 다른 쇼핑몰에서 찾아내든지, 위의 다섯 가지 브랜드에서 찾아내든지 해야 한다. 가격도 그렇게 싸지는 않다. 차라리 짝퉁이라도 팔았더라면 정말 싸다 싶어서 하나라도 샀을텐데 한국의 소셜커머스에서 보던 ...

가난한 남학생의 궁핍한 홍콩여행-18일차의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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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새는 웹툰 복학왕을 즐겨본다. 이미 한창 스토리 전개가 되어가는 상황에서 처음부터 보려니, 봐야할 것이 너무 많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보고 있다. 기안84는 그림은 참 못 그리는데, 스토리텔링을 잘 하는 것 같다. 경험이 그렇게 풍부한 건지, 주위에서 도움을 좀 받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고등학생 때 패션왕을 조금 보다가 우기명이 늑대인간으로 변할 때 즈음 그만뒀던 걸로 기억되는데 중간중간 그 때 보던 패션왕의 내용들도 섞여 있어서 더 감회가 새롭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튼 복학왕을 보면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어제 클럽을 다녀온 후에 낮에 느지막히 깨어나서는 복학왕을 보고 있으려니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 뿐이다. 그래도 다녀온 것은 다녀온 것이니 기록을 해두고자 한다.  지난 번에 만났던 인도인 친구와 함께 클럽을 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친구 H까지 총 세 명이서 간 것인데, H는 중국 본토에서 온 유학생으로 여자친구가 베이징에 있었다. 방학 때마다 만나는 셈인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8년 째 만나고 있다고 한다. 중학교에 올라가면서부터 사귀었다는데, 아직까지도 깨가 쏟아진다. 내가 있는 Hung Hom 역에서 침사추이 까지 걸어가서는 빅토리아 하버에서 맥주를 조금 마시고 나서 지하철을 이용해 Lan Kwai Fong 이 있는 센트럴까지 지하철로 이동하는 경로였는데 빅토리아 하버까지 걸어가는 길 내내 통화를 하던 것 같다. 충격적인 것은 모든 사실을 여자친구와 공유하면서 클럽에 간다는 사실까지 공유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왜???? 아직까지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냥 이성 친구같은 것인가?? 예전에 홍콩, 중국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이 중국 남자아이들은 물어보면 하나같이 여자친구가 있는데 다들 7~8년 씩 되었다고 하는 것이 신기하다고 했던 말이 기억이 났다. 그때는 저 교수님이 도대체 어떤 애들을 만나고 온건지 궁금...

가난한 남학생의 궁핍한 홍콩 여행-17일차의 유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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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을 유가네에서 먹게 되었다. Sha Tin 이라는, 학교에서는 조금 떨어져있는 곳에 커다란 쇼핑몰이 있는데 그곳에 유가네도 있었다. 한국에 있을 때는 비싸고 양도 적어 잘 가지도 않던 유가네였는데 이곳 매장에 들어서면서 점원들이 서툰 한국말로 "반갑습니다 유가네입니다~" 뇌까리는 모습이 너무나도 반가웠다.  친구가 점심에 가면 무한리필에 88HKD 라고 하기에 가게 된 유가네였다. 하도 홍콩식 계산법에 치인 터라 88달러라는 사실을 믿지 않고 갔다만, 정말 맛있었다. 닭갈비의 양도 한국보다는 많다고 느껴졌다. 닭갈비가 아니라 밑반찬이 무한리필로 나온다는 점은 허를 찔렸지만 이조차도 맛있었다. 별다른 밑반찬은 아니고 일반 보리밥 뷔페에 가서 흔히 볼 수 있는 무한리필 반찬등이었다. 불고기, 잡채 등등...그런데 정말 먹으면서도 웃음이 터져나올만큼 맛있었다. 김치를 계속 먹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았다.  가족들이 조금 더 여행을 하고 오라는 권유를 했지만 타지에서 더머물고 있는다면 정말 건강까지 나빠질 것만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한식이 그립다. 여기 음식들은 마늘이 잘 안들어가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컵라면에도 다진 마늘을 넣으면 맛있다는 것을 알 정도였는데. 여기음식들은 그래서인지 감칠맛이 좀 떨어진다. 달면 달고, 짜면 짜고. 마늘향보다는, 우리 표현대로 돼지 비린내를 더 좋아하는 듯하다.  결국 1인당 100HKD씩을 내고 식당을 나섰다. 후식겸 해서 뷔페식 조각케익까지 준비되어 있었으니 한화 15000원도 그렇게 아까운 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커다란 쇼핑몰안에 있는 만큼 쇼핑을 하러 나섰지만 내가 뭘 사게 될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절대적으로 가성비를 따지는 나는 현대의 쇼핑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었다. 홍콩에 들고 온 옷 중에서 내가 산 것이라고는 2년 전에 군대에 있을 때 샀던 농부컨셉 황토바지 뿐이다. 일단 쇼핑몰이니 걸어댕기기나 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

가난한 남학생의 궁핍한 홍콩 여행-16일차의 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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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습관이 아닌 것을 알지만, 계속해서 홍콩에서 특히 싼 것을 찾아서 사려고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사실 그런 건 없다.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최저가를 검색할 수 있는 세상에서 홍콩 시장 바닥에서 더 싸게 파는 것을 찾을 수 있을 리가 없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에 hong kong cheap brand라고 검색을 해보았고 가장 첫 번째로 보았던 것이 제니 베이커리라는 곳에서 파는 버터쿠키였다.  나는 쿠키류를 무척 좋아한다. 달디 단 디저트 류를 좋아하는 듯 하다. 군대에 있을 때는 크리스피 크림 오리지널 글레이즈드가 너무 좋아서 제대 후에 도넛 가게 알바를 해봤으면 좋겠다 생각을 해본 적도 있었고 홍콩에 와서도 '입학식' 비슷한 행사를 갔을 때도 로비에 차려진 마카롱과 각종 케이크들에 너무나도 행복했다. 사실 내 돈 주고 사 먹는 것은 아까워서 잘 하지는 않는다만, 홍콩에서 살 수 있는 싼 제품들 중에 의류를 제치고 당당하게 1위를 하고 있는 버터쿠키 정도는 내가 사치를 부려서 사 봄직하다고 생각이 되었다.  학교에서 가까운 침사추이에 제니 베이커리가 존재한다고 하여 찾아가 보았다.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이지만 너무 한낮이었기 때문에 햇빛을 피해 버스를 타고 갔다. 홍콩에는 미니버스들이 존재한다. 우리나라 마을버스 정도의 크기인데 하차 벨이 존재하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다. 웬만한 탑승객들은 대부분 내릴 때 즈음에 기사님에게 소리를 질러서 내리겠다는 의사 표명을 한다. 또한 버스가 제일 바깥쪽 차선에서 운행 중이라면 꼭 정해진 정류장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버스를 멈춰서 타거나 내릴 수가 있었다. 거의 택시 수준인 셈이다.  놀랍게도 제니 베이커리는 내가 그간 침사추이를 갈 때마다 거쳐갔던 Chungking mansion 상가에 있었다. 영화 중경삼림을 본 사람이라면 홍콩에 왔을 때 한 번 쯤은 가고 싶어하는 청킹 맨션은 리모델링을 통해 영화의 모습은 찾아볼 수도 없고, ...

가난한 남학생의 궁핍한 홍콩 여행-15일차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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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현지 음식은 내 입맛에는 맞지 않는다. 음식을 떠나 세밀한 거의 모든 부분들이 마음에 드는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점심은 학생 식당에서 수업 중 만난 중국인 유학생과 함께 먹게 되었다. 중국 본토 사람 특유의 억양을 가지고 있는 그에게서 예전에 함께 수업을 듣던 친구 Jack이 떠올라 잠깐 향수에 젖을 뻔했지만 학생 식당 메뉴로 나온 음식을 보고 온화함이라고는 삭 가시게 되었다. 리조토를 생각한 것인지 밥에 크림을 올린 음식이었다. 말 그대로 '올렸다' 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이 볶은 것도 아니고 뜨뜻미지근한 밥 위에 크림과 함께 브로콜리, 당근, 호박 등 갖은 채소들을 올린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한 두 스푼을 먹다가 이 음식은 도저히 콜라 없이는 먹지 못하겠다 싶어 콜라를 천 원 주고 한 컵 사왔다. 콜라와 함께 두 세 스푼을 먹다가 이 음식은 도저히 먹지 못하겠다 싶어 그냥 콜라만 마셨다. 중국인 친구가 나를 불쌍하게 여겼는지 자신의 음식을 조금 나눠주려고 했지만 차마 먹지 못하였다. 여기 음식이 입맛에 맞느냐는 질문에 난색을 표하며 잘 안맞는다며 손사레를 치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기 때문이다. 그래...다같이 못먹는 신세인데 너라도 잘 먹어라 하는 마음으로 그 친구의 밥상을 그 친구에게 넘겨주었다.  이 곳은 음식에 잘 신경을 쓰지 않는 모양이다. '신경'이라는 말이 조금은 광범위하지만, 그만큼 넓은 범위에서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맛의 배합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는 표현도 맞지만 오늘 하나 더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나의 그 문제의 음식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을 때, 음식접시가 놓여진 매대 위를 바퀴벌레 한 마리가 지나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막상 보았을 때는 아무렇지 않았다. 그래 뭐 바퀴벌레 정도야 지나갈 수도 있지, 더럽긴 하지만 쬐끄매서 세균좀 옮긴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근데 음식 맛도 없다 보니까 울화가 치밀어 도대체 여기는 바퀴벌레가 지나가던 말던 상관도 안 하는...

가난한 남학생의 궁핍한 홍콩 여행-14일차의 딤딤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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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킹을 끝내고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하다 룸메를 비롯한 한국인 교환학생 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언어 연수를 위해 외국 유학을 갔다가 현지에 있는 한국인들과 어울리며 지내서 영어는 잘 늘지도 않고 돌아왔다는 사람들의 사례를 많이 들었고, 들을 때마다 비웃었다. 뭐 거기까지 가서 한국인들이랑 지내나 싶었는데 막상 외국에서 생활을 하게 되니 왜 한국인들을 찾게 되는지 이해가 간다. 냉정하게 판단하건대, 나의 영어 실력은 이게 끝일 것이다. 더 이상 발전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고 외국인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조금 더디지만 그렇게 큰 문제는 없이 할 수는 있다. 그래도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상대는 역시 한국인 뿐인 것 같다. 마음 놓고 홍콩 현지 음식이 맛없다고 욕할 수 있는 것도 김치가 그립다고 하소연할 수 있는 것도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해야 마음이 편하다.  저녁을 먹기 위해 모인 친구들 모두 현지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기에 메뉴를 정하는 일은 늘 꽤나 더디게 진행된다. 현지 음식을 제외하면 대부분 가격이 1.5배는 뛴다. 현지 음식과 비슷한 가격에 외국 음식을 제공하는 곳은 그 질이 차라리 현지 음식을 먹는 것이 나은 정도이다. 대충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취향보다는 지갑 사정이구나 싶어 싼 가격에 현지 음식을(...) 제공하는 홍콩의 프랜차이즈 식당 딤딤섬에 가게 되었다.  딤섬은 사실 크기도 조그마한게 가격은 나간다. 쬐끄만한 것이 네 개 들어있는 접시가 한국돈으로 3500원 정도 하니 한 알에 8~900원 정도 하는 셈이다. 근데 또 울며 겨자 먹기로 조금 시켜서 먹고 있으려다 보면 배가 차오른다. 조그마해서 천천히 먹게 되어 배가 차오르는 건지, 정말 속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인 건지 그냥 기름져서 더부룩한 것인지는 아직까지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맛도 있고 배가 빨리 불러서 나로서는 가성비가 좋다고 여겨진다. 늘 먹는 것은 새우가 들어가는 딤...

가난한 남학생의 궁핍한 홍콩여행-14일차의 성문저수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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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에 온 지 2주가 되어가도록 제대로 된 운동을 하지 않고 있다. 기숙사에서 수영을 하고는 있다만 몸이 아직 물에 적응을 하지 못한 터라 몇 바퀴 돌지 않아 지쳐버리고 만다. 그래서 현지 친구와 함께 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주말 동안에 수면 패턴도 망가져 버렸고 오늘도 역시나 열시 반이 되어서야 기상할 수 있었다. 결국 열두 시에 친구를 만나 쨍쨍 내리쬐는 햇볕과 한창 달궈지고 있는 지열 앞에서 하이킹은 포기하게 되었고, 대신에 가려고 했던 산 자락의 커다란 호수, '성문 저수지'를 돌기로 했다.  성문 저수지는 오늘 가서 보니 댐으로 물줄기를 막아놓은 곳이었다. 원래 사람들이 사는 곳도 있었을 텐데 댐으로 만들어 버린 것인지, 어떤 것인지 감이 잘 오지 않았지만 댐의 밑으로 조금만 내려가도 커다란 빌딩들이 즐비한 것으로 보아서는 필시 마을을 수몰시키고 댐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냥 하이킹이라면 더운 날에 굳이 가지 않았을 테지만, 홍콩의 외곽까지 빠져 나가면서까지 (그래봤자 30분 정도 걸린다) 이 곳에 온 이유가 있었다. 이곳은 야생원숭이가 살기 때문이다. 살면서 원숭이를 마지막으로 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동물원에 가야만 있는 존재이니까 마지막으로 동물원에 간 날에 봤읉 텐데, 동물원을 내가 간 적은 있었던가??  기대를 안고 찾아간 것에 걸맞게 성문 저수지의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원숭이가 나를 반겨주었다. 기가 막혀서 사진을 찍는 나를 보며 현지 친구는 그렇게 한마리 한마리 다 찍으면 못 움직일 거라면서 걸음을 재촉했다. 야생원숭이가 얼마나 신기한 존재인지 잘 모르는 모양이다.  하이킹을 할 수가 없을 듯하여 선택한 저수지 트래킹이었지만, 거의 세 시간 정도 걸렸다. 중간 중간 언덕길 정도의 경사만 있는 길이었는데도 세 시간을 걸으려니 진이 빠졌다. 하지만 본 게 정말 많았다. 원숭이보다 더 오래동안 보지 못했던 도마뱀도 한 마리...

가난한 남학생의 궁핍한 홍콩 여행-13일차의 침사추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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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즈웨이베이 탐방이 끝난 후 저녁에는 인도인 친구들과의 저녁 약속이 있었다. 남자 아이 한 명 은 공대 수업 팀플에서 만난 친구이고 다른 여자 아이 한 명은 그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다가 만난 친구였다. (남자 아이는 N, 여자 아이는 S) 사실 둘 다 인도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물론 N이야 국적이 인도이지만 7~8살 때 상해로 건너가서 외국인 학교를 다녔고 S는 심지어 미국 국적이다. N은 polyU에 full time student로 등록되어 있지만 S는 교환학생 신분이다. N과 함께 점심을 기다리다가 그의 눈길이 S로 향하는 것을 보고는 아는 사람인가 싶었지만 알고보니 N도 처음 보는 상황이었다. 단지 인도인처럼 보이기에 그랬을 뿐이었다. S가 미국 국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상황이 참 아이러니하다고 느꼈다. N은 '인도인'이라는 개념 아래에서 S를 생각하였을 텐데, S는 미국인인데다가 N 본인도 인도에는 일년에 한 두 번씩밖에 가지 않는 상황이다. 이 정도 된다면 'where are you from'이라고 물어보는 의미가 없어지지 않을까. 누가 봐도 인도인인 S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어봤을 때 'America'라는 답을 들었던 순간이 생생하다. 어쨌든 '인디언'이라는 개념이 모호해져서 어색하지는 않을까 우려했던 것은 의미없었던 게 서로에게 인도 문화를 가르치려고 하며 아웅다웅 다투는 것을 보고 '아 둘다 인도인이라고 해도 되겠구나' 싶었다. 인도인 둘이서 멕시코 음식을 좋아한다기에 그럼 다음에 멕시코 음식이나 먹으러 가자 해서 모이게 된 것이 오늘이었다.   사실 영어가 그렇게 편한 것은 아니지만, S의 말은 알아듣기가 너무나도 힘들다. 기본적으로 키가 작아서 그런지 성량이 풍부치 못해 데시벨이 낮은 탓도 있지만 왜 여자의 말을 들을 때 남자의 뇌 구조에서 언어 부분이 아니라 노래 부분이 활성화 된다고 하지 않는가. S의 말을 이해하는데는 꽤나 오랜 시간이...

가난한 남학생의 궁핍한 홍콩 여행-13일 차의 코즈웨이베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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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료한 토요일을 피하기 위해 룸메이트와 코즈웨이베이로 향했다. 다행히도 내 학교 앞에서 바로가는 버스가 있었다. 코즈웨이베이는 홍콩섬에 있기 때문에 바다를 건너야한다. 지하도로와 다리가 잘 되어있어 지상 수단으로도 충분히 다닐 수가 있지만 홍콩 수준의 디테일로는 틀림없이 어느 한 곳에서는 물이 새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2층 버스에 올라가게 되면 그런 걱정은 하지 않게 되는 것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탐에도 불구하고 버스의 좌석이 상당히 많아서 2층으로 올라가게 되면 쾌적하고 안락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아마 내가 홍콩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쾌적함이 아닐까 싶다. 이 습하고 디테일 없는 나라에서...  사실 코즈웨이베이에 대한 사전 정보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거대한 쇼핑몰들을 보고는 눈앞이 아득했다. 누가 홍콩이 쇼핑의 도시라고 했는지... 사실 홍콩에선 쇼핑할 수 있는게 없다. 길거리에서 파는 옷들은 수준이 한참 미달이고, 쇼핑몰에서 파는 옷들을 사기에는 내 경제 수준이 한참 미달이다. 홍콩에서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전자를 산다고 할 수는 없고 틀림없이 후자를 노리고 다들 쇼핑을 할 터인데 다들 그렇게 잘 사나, 내 경제 수준이 이거밖에 안되나 자괴감도 들고...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출발하였기에 뭘 좀 먹어야겠다 싶어 기어들어간 곳은 맥도날드였다. 룸메는 어쭙잖은 길거리 음식을 먹느니 맥도날드를 먹겠다고 했고 나는 그 말에 동의한다. 이 곳의 음식들이 대체로 기름진데, 그 꽃이 길거리 음식이다. 온통 튀기고 지지고 볶는데 기름기가 줄줄 흐른다. 종이같은 걸로 받치고 길거리 음식을 먹는다 치면 종이를 뚫고 기름이 흘러 나올 정도이다. 또한 여기 맥도날드 가격이 좀 괜찮기도 하다. 더블치즈버거와 맥스파이시 세트는 24홍콩달러이니 3200원 정도면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 돈이 좀 있다면 40달러가량 투자하여 (6~7000원) 맥도날드 시그니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