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on Musk가 인정한, Tim Urban 처럼 글쓰기

<0. Tim Urban 은 누구인가>

팀 어번(Tim Urban): 할 일을 미루는 사람의 심리 | TED Talk 
[TED 강연에서의 Tim Urban]

 -Elon Musk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The Cook and the Chef: Musk's Secret Sauce"라는 글을 읽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혹은 한글로 번역된 "엘런머스크는 어떻게 생각하고 실천하는가" 를 읽었거나. Tim Urban은 요즘같은 Snack Culture 시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짧은 분량의 콘텐츠-에 몇 안되는 장거리 주자이다. 10000 개 에서 30000개 단어 정도 분량의 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자신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 글을 쓰는 사람이다.

 -American Idol에 나온 Tim Urban 이라는 사람이 있는 모양인데, 그 사람과는 다른 사람이다. 나이는 모르겠지만 하버드 2000년 입학이라고 하니, 한국 나이로 40 가까이 되어가지 않을까? 현재 ArborBridge라는 교육 기업과 블로그 "Wait But Why"를 운영하고 있다. 2007년부터 운영 중인 ArborBridge는 미국 고등학생들을 위한 인터넷 강의 서비스를 제공해주는데, 연 수익 400만 달러 정도라고 하니 꽤 번창하고 있는 셈이다. "Wait But Why"의 경우 2013년부터 운영 중이며 "Fermi Paradox(우주 생명체에 관한 글)" 나 "AI Revolution" 같은 글이 크게 인기를 얻었다. "Why Procrastinators Procrasinate" 같은 글은 TED 강연으로도 이어져서는 현재 2700만 조회수를 얻었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1.Tim Urban은 어떤 글을 쓰는가>

 -유명 블로거라고 하니, 어떤 전문 분야가 있을 것만 같지만 없다. 그냥 자신이 관심있는 주제에 관해서 닥치는 대로 쓰는 타입이다. 한 팟캐스트에 나와서도 설명한 바 있는데, "1"에서 "10"까지의 척도가 있어서 "10"이 한 분야의 전문가라고 한다면 자신의 "6" 정도의 주제 50여 가지를 다루며 살고 싶다고 한다. 3주 정도 빡세게 자료 조사도 하고 이런 저런 생각도 해보면서 준비를 한 뒤에 긴 글을 작성하는 것이다. AI에 관한 글이 인기를 얻고 심지어 Elon Musk까지 읽은 후 자신의 기업들에 관한 글을 써달라고 요청을 할 정도니 글쟁이로 성공했다.

-그의 블로그에 인기있는 목록을 보면, AI Revolution, Fermi Pardox 가 상단에 있는 것을 보고 과학 기술 블로그인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조금 주의깊게 본다면, 더 다양한 주제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기 이름 짓는 방법, 인생의 반려자를 고르는 방법 등을 상세히도 적어 놓았다. 그의 포스트 중에는 "Dinner Table" 이란 것도 있어서 방문자들로 하여금 댓글로 토론하게 만드는 콘텐츠도 있다. 이러나 저러나 글쟁이로 성공하려면 아이디어가 좋아야 한다.
 

<2. Tim Urban의 글은 왜 인기가 있는가>

-그가 쓴 글을 읽어보면, 상당히 쉽게 풀어 쓰여 있다. 영어로 읽는 데도 이해가 쉬운 편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그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몇 주간 준비를 한 뒤 글을 쓰기 때문이다. 유명한 축구선수들이 감독이 된 후 욕을 얻어먹는 것과 반대되는 현상이랄까. 자기가 직접 굴러보면서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알고 있는 것이다. 이에 관련한 Elon Musk 인터뷰 일화가 있다.

// Elon Musk 와의 인터뷰 중에서 발췌//

Musk: (자신이 유전공학에 왜 관심이 있는지를 설명하며) 인간의 노화라는 것은 일종의 총체적인 유통기한 같은 거예요. 하나만 망가지는게 아니라 모든게 무너지죠.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Genetic Reprogramming이 꼭 필요합니다.

Urban: 굉장히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되네요. 아직 그 분야에서는 시도해본 게 없나요?

Musk: 아, 인간의 유전조작에 관여하는 것은 학자들의 도덕적 신념에 어긋나는 일인가 봅니다. 

Urban: 그럼 직접 연구소를 만들어서 그런 연구를 해도 괜찮은 학자들을 모아서 하면요? 당신은 늘 어떤 한계점에 부딪쳤을 때 돌파구를 찾아냈잖아요. 이번에도 그럴 겁니다. 방법이 있을 거예요.

Musk: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노화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Genetic Reprogramming 밖에 없으니까요.

Urban: 따지고 보면, DNA는 결국 어쨌거나 물리적인 존재(Physical Material)이니까요.

Musk: (고개를 끄덕이다 먼 곳을 응시하며) 소프트웨어의 일종이죠.

// 발췌 끝//

 이후 설명에 따르면, Tim Urban은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다- 라는 심정으로 지껄였다고 한다. 아직 시도하지 않고 뭐하냐~ 하고 타박도 해보고 뭐라도 아는 것처럼 의견도 제시해보고. 화룡점정은 DNA가 결국 물리적인 존재라고 하는 부분인데, 자신도 무슨 뜻인지 몰랐다고 한다. 그것이 무슨 뜻인지 해석하는 것은 Musk가 할 일이라면서, 그래도 나중에 Musk가 실제로 인간에 대한 유전공학을 시도하게 된다면 자신의 몫도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글이 인기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재미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말도 안되는 그림으로 설명을 보조해주는 것이 기가 막히다. "Wait But Why"를 운영하기 전, Blogger에 올려둔 그의 개인적인 블로그를 확인해보면 더욱 재밌는 만화들을 볼 수 있다.

<제목: 닭이 내 인생을 망치는 방법>
 


 이런 식이다. 글에 욕설을 섞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그는 Elon Musk와의 인터뷰 글에서도 "Elon Fucking Musk"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실제로 대면해서 말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런데 상당히 다양한 방식의 욕설을 구사할 줄 알아서 이 또한 보는 맛이 있다. 다만 Tim Urban 처럼 글쓰기를 배워보려는 입장에서는 난처한 상황이다. 욕을 써도 되나 싶기도 하고, 한국에는 욕의 종류도 그렇게 많지 않다. 하지만 시도는 해봄직 하다. 

<3. Tim Urban 처럼 글쓰기>

-Tim Urban 처럼 글쓰기란 그리하여, 그의 유머감각을 배우자는 이야기다. 그건 노력하면 된다. 그 이상은 운이다. 아무리 길고 쉽게 설명했더라도, Elon Fucking Musk가 그 글을 읽게 되는 것은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또 한글로 쓰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그의 유머감각이라도 분석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1) 빌드업은 뜸을 들이되, 웃길 때는 빠르게

 웃음 포인트에서 질질 끌다보면 지루해지기 십상이다. 그는 어느 정도로 빌드업에서 뜸을 들이고, 어느 정도 빠르게 웃겨야 하는지 감각이 있다. 아마 연습하면 될 것이다. 아래는 "Foot reflexology is not the same thing as a foot massage." 이라는 제목의 만화였다.

 최소한의 동작으로 여성 마사지사들의 틈바구니에서 남성 마사지사가 배정되었을 때의 좌절감을 표현해 냈다. 그림 실력은 형편없지만, 이 정도 센스만으로 세계적인 블로거가 된 사람이다.

 
2) Cliche를 피하고, 늘 다른 표현방법을 찾을 것

 어떤 특징적인 상황에는 분명히 그것을 표현할 만한 Cliche, 관용어구들이 있다. "너무 놀란 나머지 숨쉬기 조차 힘들었다" 라든지, "늘 마감이 닥쳐와야 일을 하게 된다" 같은 표현은 사실 표현이라고 하기도 힘들다. Tim Urban은 상황을 표현하기 위한 새로운 문구를 계속해서 생각하고, 일러스트를 적절히 활용해서 그것을 설명한다. 위의 두 문장을 아래처럼 그려냈다. 

<Elon Musk가 자신의 기업에 관해 글을 써달라고 요청해온 상황이다>

2Call1

2Call2


<내 뇌 속에는 이성, 일을 미루는 원숭이, 그리고 마감에 맞춰 소리지르는 몬스터가 있다>






 "Tim Urban 처럼 글쓰기가 아니라 Tim Urban 처럼 그림 그리기 아닌가요?" 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말하면 할 말 없다. 시간 날 때 그림 그리는 것도 연습해 두자.


3) 할 수 있다면 격한 감정은 욕으로 표출할 것

<왜 지금껏 외계 생명체를 발견하지 못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
 

 아, 처음으로 그림이 아닌 글을 예시로 들고 왔지만, 그림은 어디까지나 글의 보조적인 역할에 불과하다. 생생한 묘사를 그림으로 던져주되 세세한 묘사는 글로 해줘야 하는 법이다. 그는 어느 순간에 욕을 섞어줘야 할지 감각이 있다. 장동민이 라디오스타에서 한 말에 따르면, "모두가 '이건 욕먹어야겠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욕을 하는 것은 즐겁다" 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다. "왜 정색을 하고 그래여" 같은 반응이 있을 수도 있다. Tim Urban 역시 욕을 너무 많이 쓴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가 있다고 하니, 취향의 문제인 것이다. 별로 도움이 되는 말은 아니지만.

<4. Tim Urban 처럼 살기>

-그가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호기심이 많지만 뭐 하나를 전문적으로 파보기는 싫어서 그랬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계속해서 주제를 찾아나가고 생각하는 것이 즐겁기에, 그 글을 읽는 사람들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가 글쓰기에 영향을 받은 사람은 미국 스포츠 분석가인 Bill Simmons인데, 친구들에게 이메일 보내듯 칼럼을 작성하는 것에서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힘을 빼고 글을 쓰면 즐겁게 쓸 수 있다. 이렇게 어떻게 글을 쓸까 힘줘서 생각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시작일 수 있지만...


참고자료:
팟캐스트 - https://blog.ycombinator.com/tim-urban-of-wait-but-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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