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식 글쓰기 연습-오스만 투르크와 돌궐족의 땅에서 버버리 직구를

 터키 리라화 가치가 급락하자 해외직구족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며칠 새 30% 가까이 환율이 떨어졌기에 명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것이다. 이럴 때 소비자들의 지갑을 낚을 사기 사이트 하나만 갖고 있더라면 금세 떼돈을 벌겠는걸...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지만 어디까지나 상상입니다. 1년 쯤 전이었나, 베네수엘라의 환율 폭락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우를 구매하는 대란이 벌어졌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왜 그때는 윈도우였고 지금은 버버리일까? 그 당시의 맥북이나 지금의 몽블랑이 듣는다면 약간은 서운할 수도 있다. "이거 이거 빨리 대비 해 놓으라고!" 하며 직원들을 닦달했는데 밤새 준비한 직원들을 아무 일 없이 다음 날 출근 길에 맞이 할 멋쩍은 표정의 터키 루이비통 지사 사장님이 있을 수도 있는 노릇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그냥 상상으로 끝났다만, 정말로 사기 사이트가 많이 존재하는가 보다. 환율이 폭락하자마자 버버리를 검색하기 시작한 직구족 만큼이나 빠른 움직임이다. 어쩌면 그들보다 더욱 빨리 움직였는지도 모른다. 결제 시스템이 있는 사이트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꽤나 복잡한 절차가 필요한 일이니까. 한 사례로는 한글 사이트라 편리하게 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결제를 눌렀는데 한국은 배송이 되지 않는다는 경고와 함께 환불 역시 한국은 지원되지 않는다는 황당한 공지를 덧붙인 사이트가 있었다. 답답하고 분통터져 할 피해자의 아픔이 상상이 가서 더욱 안타깝다. 그래도 약간 우울한 날이었는데 조금이나마 기분 전환이 되는 것 같다- 라는 것은 물론 농담입니다(아닐 수도 있지만요).

 이번 터키 경제위기의 원인은 미국발 보호무역이다. 터키에서 미국인 선교사를 간첩이라고 잡아버리자 미국이 보복으로 터키 산 철강이나 상품들에 두 배 가까운 관세를 매겨버린 것이 터키의 경제를 휘청이게 했다. 이외에도 시리아 내전과 미국의 이란 제재에 터키가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어떤 이유가 되었건 간에 터키 사람들도 참 힘들게 되었다. 세계 경제 18위에 위치한 나라로 나름대로 으쌰으쌰 잘 살고 있는데, 미국이라는 나라 혼자서 자신들의 삶을 송두리 째 흔들어 놓는 것을 보면 참 가슴 아플 것이다. 한때는 유럽을 장악하던 오스만 투르크 제국으로서 중국을 넘보던 돌궐 족으로서 군림했던 적도 있을텐데, 하루 아침에 버버리 직구가 유행하는 나라로 전락하다니 참 씁쓸한 일이다.

 이번 터키 경제위기로 다른 신흥국들 역시 덩달아 휘청이고 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환율까지 폭락했다고 하니, 그들이야말로 참 뒤통수 맞은 격이다. '경제 기반이 탄탄하지 못한 나라'로 싸잡혀서 경제 기반이 더더욱 휘청이고 있으니 억울할 만도 하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의 경제가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만, 그저 며칠 전에 은산분리로 올랐던 카카오 주식을 몽땅 팔지 않은 것이 한입니다.

기사 원문: http://news.jtbc.joins.com/html/116/NB11680116.html,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207141&utm_source=naver&utm_medium=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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