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식 글쓰기 연습-오랜만에 망한 이야기 <면접편>

 무엇인가를 바라고 얻는다는 것이 참 녹록지가 않다. 오늘만하더라도 방학 한 주를 알차게 보내보고자 했던 한화 방산체험단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단순한 체험단 정도의 활동이지만, '취직을 해야겠다' 마음을 먹은 이후의 첫 행보였기에 타격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아아, 뭘 해먹고 살 수 있을까. 자신감이 뚝 떨어진 상태로 저녁을 먹고 서서히 회복 중이다.

 면접장에서도 참으로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 자기소개를 준비해 갔는데 이름-학교-지원동기 등으로 이어지는 순서였다. 그런데 2단계 학교를 말하는 와중에 "아 다음 지원자부터는 학교는 이야기하지 마세요" 하고 막혀버렸다. 잘 넘어가긴 했다만, 그 이후로도 자꾸 생각이 난 건 사실이다. 왜 학교는 이야기하면 안되는 거람, 자기 이름은 이야기해도 되고 학교 이름은 숨겨야하는게 무슨 이유람, 투덜투덜. 이 다음부터는 다시 학교이야기 하나봐라. 자기소개서나 열심히 읽으라지 흥.

 면접이 진행되다가 "좀 재밌는 이야기 좀 해주세요, 취미가 어떻게 되세요?" 라고 물어보기에 "아 저는 나혼자산다 보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하며 시시껄렁하게 넘어갔다. 그런데 뒷 사람이 락 밴드 이야기를 하며 화합이니 리더십 같은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이거 참 난처하게 되었구나 싶었다. 어디가서 창피해서 말도 못 할 이야기이긴 하지만요.

 아, 또 하나 말하자면 스타트업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경력이 되겠거니 싶어 스타트업에 참여했던 경력을 써 놓곤 대기업과 차이점을 느껴보고 싶다고 써놨는데 "이런 내용은 인터넷으로 찾아봐도 충분히 나오지 않나요?" 하는 질문을 받았다. 요즘에 인터넷으로못 구하는 정보가 어딨습니까 하는 황당함이 뻗쳤지만, 직접 체험하며 확인하고 싶다고 둘러댔다. 다음에는 스타트업 경력을 강조하기 보다는 왜 이 회사여야 하는지를 절실하게 표현해야지.

 함께 면접을 봤던 같은 학교 사람들(흥, 어느 학교인지 말하지 않을 거다)과 점심을 먹었는데 그들은 붙었을까 모르겠다. 사실 떨어진 가장 큰 요인은 학점일지도 모른다. 며칠 전만 하더라도 "이런 학점으로 취직할 수 있니" 하는 질문을 엄마로부터 받았었다. "열심히 해야지요" 라고 어물쩡 넘어갔다만 이렇게 단순한 체험단마저 튕길 정도라면 정말 열심히 해야하는가 보다. 그런데 학점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열심히 해야 하려나?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Answers for Sound and Vibration exmples

아두이노 - 안드로이드 블루투스 연결 및 실시간 그래프 표현 (1)

하루키식 글쓰기 연습-에어맥스 97